방치형 전성시대, 메이플키우기 9주 연속 1위
넥슨의 '메이플키우기'가 출시 45일 만에 1,400억원 매출을 돌파하며 9주 연속 양대 마켓 1위를 기록 중이다. 방치형 RPG 시장의 급성장과 대형 IP의 힘이 만난 결과를 분석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넥슨의 '메이플키우기'가 2025년 11월 출시 이후 양대 마켓에서 9주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하며 독주 중이다. 출시 45일 만에 글로벌 매출 1,400억원을 돌파한 이 게임은, 방치형 RPG가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님을 증명했다. 바쁜 현대인의 게임 방식이 변하고 있고, 메이플키우기는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1. 45일 1,400억원, 방치형의 새 역사
메이플키우기의 성과는 숫자가 말해준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출시 후 약 45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300만 건, 매출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달성했다. 이는 2025년 전세계에서 출시된 모든 방치형 RPG 중 가장 빠른 속도다.
45일 매출만으로 전세계 방치형 RPG 연간 매출 2위에 올랐다. 1위인 하비의 '카피바라 Go!'는 1년 내내 서비스한 게임이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메이플키우기의 성과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알 수 있다.
국내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고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출시 직후부터 9주 연속 매출 1위를 유지했다. 2026년 새해에도 이 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2. 방치형 RPG 시장, 5년 만에 10배 성장
방치형 게임의 위상이 달라졌다. 센서타워 집계에 따르면 방치형 RPG가 모바일 RPG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7%에서 2024년 16%까지 치솟았다. MMORPG에 이은 2위 장르로 급부상한 것이다.
성장 배경에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게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유저가 늘었다. 방치형은 자동 전투와 오프라인 보상으로 짧은 플레이에도 성장의 재미를 제공한다.
대형 IP 방치형의 가능성은 이미 검증됐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먼저 매출 1위를 기록하며 길을 열었고, 메이플키우기가 그 뒤를 이어 방치형 전성시대를 확인시켜줬다.
3. 단순함의 미학, 복잡함을 버리다
메이플키우기의 핵심 경쟁력은 역설적이게도 '단순함'이다. 스킬은 레벨 도달 시 자동 해금되고, 장비는 획득 즉시 자동 장착된다. 잠재능력이나 옵션 강화 같은 복잡한 시스템은 과감히 배제했다.
넥슨 관계자는 "스킬 해금부터 레벨업까지 전 과정에서 이용자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유저 리뷰에서도 "성장이 빨라 부담 없다", "초반 재미가 확실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초반 설계가 핵심이다. 레벨 상승과 보상을 초반에 집중 배치해 빠른 성취감을 제공했다. 방치형에서 초반 체감 속도는 장기 유지율을 좌우하는데, 메이플키우기는 이 공식을 정확히 적용했다.
4. 20년 IP 메이플스토리, 향수를 자극하다
메이플스토리는 20년 넘게 서비스된 넥슨의 간판 IP다. 국내에서 '메이플'을 모르는 게이머는 거의 없다. 이 압도적인 인지도가 메이플키우기 흥행의 기반이 됐다.
넥슨 관계자는 "장수 IP에 대한 애정과 대중적 인지도가 출시 초기 긍정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오랜 팬덤과 익숙한 캐릭터들이 자연스러운 유입을 이끌었다.
2030세대에게 메이플스토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다. 익숙한 IP에 새로운 장르를 결합해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신선함을 줬다. 향수와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5. 에이블게임즈, 방치형 전문가의 합류
메이플키우기는 넥슨 단독작이 아니다. 방치형 전문 개발사 에이블게임즈와의 공동 개발이다. 에이블게임즈는 '달토끼 키우기'로 방치형 노하우를 축적한 회사다.
넥슨의 대형 IP와 에이블게임즈의 장르 전문성이 만났다. 넥슨 측도 "방치형에서 잔뼈가 굵은 에이블게임즈와 협업해 재미를 살렸다"고 강조했다.
이 협업 모델은 업계에 시사점을 던진다. 대형 퍼블리셔의 IP와 전문 개발사의 노하우를 결합하는 방식이 새로운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6. 한국 넘어 글로벌, 매출 67%는 국내
메이플키우기는 글로벌에서도 선전 중이다. 다운로드 비중은 한국 37.8%, 미국 16.9%, 대만 10.5%, 태국 7.1% 순이다.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남미에서도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매출은 한국이 67%로 압도적이지만, 미국(16.6%)과 대만(7.1%)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센서타워는 "소비 여력이 높은 시장에서도 성과를 기록하며 한국 방치형 RPG의 존재감을 부각했다"고 평가했다.
메이플스토리 IP가 아시아권에서 강한 인지도를 가진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유럽·북미 공략을 강화하면 추가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
7. 넥슨 실적의 새 축, 4조 클럽 견인
메이플키우기 성공은 넥슨 전체 실적에 직결됐다. 업계는 넥슨이 2년 연속 4조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메이플키우기가 핵심 동력 중 하나다.
넥슨 시가총액은 최근 29조원을 돌파했다. 이정헌 대표의 'IP 확장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검증된 IP를 새 장르로 확장하는 방식이 성과를 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와 메이플키우기 간 데이터 연동 가능성도 열어뒀다. "향후 IP 기반 행사에서 함께 소개할 것"이라며 세계관 확장 시너지를 예고했다.
마치며
메이플키우기의 독주는 우연이 아니다. 방치형 시장의 성장을 읽고, 20년 IP의 힘을 활용하고, 전문 개발사와 협업해 완성도를 높인 결과다. 복잡함을 버리고 단순함 속에 중독성을 담은 설계 철학도 주효했다.
이번 성공은 넥슨의 다양한 시도가 맺은 결실이다. 이미 업계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다양화와 변화를 시도해왔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글로벌 흥행, 아크 레이더스의 성공적인 출시, 그리고 메이플키우기까지. 넥슨은 지금 호재가 넘쳐나며, 다시 한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방치형 전성시대가 열렸다. 게임을 오래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나를 위해 일하는 시대다. 메이플키우기는 이 변화의 선두에서 K게임 방치형 RPG의 새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